의료계에 소리없는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의사와 한의사간의 영역 다툼이 법적공방으로 이어지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과거 의약분업을 둘러싸고 벌어진 의사·약사간의 극렬했던 '투쟁'과는 달리 다소 점잖은 양상을 띠고 있지만, 양방·한방 두 분야간의 간극을 생각하면 언제 터질지 모를 화약고나 다름없다. 현대의학과 전통 한의학으로 대별되는 두 분야는 학문적·문화적 배경이 근본적으로 다르고, 각각의 의학적 정통성에 대한 자부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