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한방병원

통합검색
전체메뉴닫기

행사안내

전통의 대구한의대한방병원 한의학의 중심이 되겠습니다.

  • 병원소개
  • 병원소식
  • 행사안내
병원소식(행사안내)
[新동의보감] 침(鍼) 치료에 대한 진실과 오해 - 김승모 교수(매일신문)
작성일
2012-06-19 12:01:48
작성자
기획처
조회
709
많이 놓는 것보다 정확한 혈자리가 핵심

 
   
 
한방 치료의 영역이 다양화된 요즘이지만, 어느 한의원을 가더라도 치료의 수단은 기본적으로 침과 한약이 된다. 대부분의 한의학 책에서는 침과 한약을 통한 치료법을 얘기하고 있다. 그만큼 침과 한약은 한방을 대표하는 얼굴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침에 대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침은 한 번 맞아 효과가 없으면,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일침 이구 삼약’이라는 말에서 시작된 듯하다. 이 말에 대한 해석으로 ‘효과를 보려면, 침은 한 번에 낫는 것이고, 뜸은 그다음, 약은 적어도 세 첩 이상 써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한 번의 침 치료로 전혀 효과를 못 보다가 지속적인 침 치료로 완쾌되는 경우가 허다하며, 위중한 병에 침이 아니라 약 한 첩만으로 기사회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 선조들이 말한 ‘일침 이구 삼약’이란 뜻은 무엇일까? 일침이구(一鍼二灸)는 한 번, 두 번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 치료에 있어서 선후(先後)를 말하는 것이다. 즉 응급환자나 급성질환에는 우선 간편한 침 치료로 대처하고, 보다 병이 완고한 만성질환의 경우에는 뜸과 한약을 병행하여 치료하라는 뜻이다.

또한 동양학적인 사고에서 보자면, 1은 하늘 곧 원이며, 2는 땅 곧 방(사각형)이며, 3은 인간 곧 각(삼각형)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하늘의 기를 본뜬 치료법은 침이고, 땅의 형태를 닮은 치료법은 뜸, 인간세상을 본떠서 만든 치료법은 약이니 ‘일침 이구 삼약’이란 천`지`인이 하나가 되는 완전한 치료법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시 말하자면 일침이구는 한 번, 두 번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 치료에 있어서 선후 관계를 정립하고 천지인의 모든 세상 기운으로서 치료하라는 뜻이 되는 것이다.

침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맞는 침의 개수에 관한 것이다. 대개의 어르신은 만성적인 통증이나 감각장애와 더불어 아픈 곳이 여러 곳이다 보니, 여기저기 많은 곳에 침 맞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곳에 침을 맞고 빨리 나을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여기저기 많이 맞는다고 효과가 빠르고 좋은 것은 아니다. 환자의 통증 부위와 기본적인 체력을 고려해 정확한 혈 자리에 놓을 때, 가장 이상적인 치료가 되는 것이다.  

또한 아직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침이 삔 데에만 효험이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그러나 침술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안과 등 그 치료의 활용 범위가 아주 넓다. 한마디로 침이란 모든 질환에 적용될 수 있는 치료법이다. 다만 환자의 상태가 너무 허약하거나 심장이 약해 침에 대한 공포가 심한 경우, 중환자이거나 술에 많이 취한 경우 등에는 시술을 조심해야 한다.

최근 들어 침의 효과에 대해 동양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15년 전인 1997년에 한의학의 침에 대해 ‘수술 후 화학요법에 따른 구역, 구토, 수술 후 통증 등을 억제하는 데 효능이 있다. 또 약물중독, 뇌졸중 재활, 두통, 월경 시 경련, 섬유근육통, 관절염, 요통, 천식, 불안`공포, 불면증의 대체 치료법으로 유용하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기관이 침의 효능을 최초로 공식 인정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침의 과학적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수많은 연구가 전 세계에서 진행됐다. 침은 더 이상 동양의 ‘신비한 의술’이 아니라 전 세계 의료계에서 질병의 직접적인 치료 또는 보완 대체 치료의 중요한 분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침의 효과를 현대의학적으로 증명하기란 쉽지 않다. 기본 원리인 ‘경락’(經絡)과 ‘기’(氣) 등이 해부학, 생물학, 생리학 등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침의 치료 효과를 경험하면서도 막상 ‘왜 그런 효과가 있는가’라고 물으면 애매한 ‘경락’과 ‘기’의 개념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침이 완전한 의료 수단으로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침의 작용기전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 및 노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더불어 건강보험 제도 개선, 돌팔이 척결 등의 제도적인 뒷받침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도움말`김승모 대구한의대 한방내과 교수

정리`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다음글 이전글
목록